ETON Baby Blog(육아로그)

#44 40부터 아빠, 아버지라는 그림자 밟기 FEB 2024

하코지코 2024. 5. 1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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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30V, Kentmere PAN 400
꽥꽥이 들고 눈부름 중인 딸

사랑하는 딸에게.

언젠가는 구두로 말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겠지만

할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는 아버지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생각이 들고는 한단다. 

멍멍이와 놀고 있는 딸

할아버지는 경상도분 답게, 무뚝뚝하고 말이 별로 없으시고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였어.

아버지와 목욕탕을 간 경우가, 어른이 되고 나서는 손에 꼽을 것 같구나.

개인적으로 둘이 이야기를 오래 깊게 나눈 경우도 별로 없었고,

아버지의 생각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조각조각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못 들어본 것이 아쉽구나.

파이팅하며 마시는 우유

가족이지만 달랐고 함께 했지만 서로의 지향점이 많이 다른 것이 아니었을까?

아프신 이후로는 그나마 종종 집 주변 우장산에 산책하기는 것도 없이 

항상 누워계신 모습이 대부분 이였던 것 같구나. 

엄마 등목타기
그림 그리는걸 좋아하는 딸

집-회사-집-회사,

음주도 하시고, 흡연도 하시고

특별한 취미는 매주 복권구입

20년간의 회사 생활 이후, 은퇴한 2001년 이후 

참 많은 일이 있었단다. 

원망도 있었고, 연민도 있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할아버지의 지향점은 무엇이었을까

지금도 생각이 많단다. 아빠는

자기 책상에서 노는걸 좋아하는 딸
주방놀이하는 딸

할아버지에게 은퇴 후 삶이라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삶을 살아왔으니 다행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마도 지금 살아계셨더라도 할아버지는 별말은 안 하셨겠지..

그런 분이셨으니..

양갈래 머리한 딸

할아버지께 사랑한다 한번 더 못한 게 아쉽구나. 

아빠는 지금.

사랑하는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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