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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에게.
언젠가는 구두로 말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겠지만
할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는 아버지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생각이 들고는 한단다.
할아버지는 경상도분 답게, 무뚝뚝하고 말이 별로 없으시고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였어.
아버지와 목욕탕을 간 경우가, 어른이 되고 나서는 손에 꼽을 것 같구나.
개인적으로 둘이 이야기를 오래 깊게 나눈 경우도 별로 없었고,
아버지의 생각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조각조각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못 들어본 것이 아쉽구나.
가족이지만 달랐고 함께 했지만 서로의 지향점이 많이 다른 것이 아니었을까?
아프신 이후로는 그나마 종종 집 주변 우장산에 산책하기는 것도 없이
항상 누워계신 모습이 대부분 이였던 것 같구나.
집-회사-집-회사,
음주도 하시고, 흡연도 하시고
특별한 취미는 매주 복권구입
20년간의 회사 생활 이후, 은퇴한 2001년 이후
참 많은 일이 있었단다.
원망도 있었고, 연민도 있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할아버지의 지향점은 무엇이었을까
지금도 생각이 많단다. 아빠는
할아버지에게 은퇴 후 삶이라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삶을 살아왔으니 다행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마도 지금 살아계셨더라도 할아버지는 별말은 안 하셨겠지..
그런 분이셨으니..
할아버지께 사랑한다 한번 더 못한 게 아쉽구나.
아빠는 지금.
사랑하는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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