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PHOTO LOG (사진과 생각)

백투더 2010, 6월 필름 서울 마곡동 개발 현장에서 농사 짓는 아버지

하코지코 2023. 4. 1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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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by AGFA Vista 아그파 비스타 100

2010년의 평온한 일상. 2023년에 사진을 보니 13년의 세월차이가 새삼 느껴진다.
지금으로 보면 컴퓨터 모니터 수준의 티비 사이즈 43인치? 플레이스테이션 2, 전화기에 아주 빨간 공기 청정기의 디자인 클래식함이 묻어난다. 

서울 발산동 우장산 힐스테이트 아파트 안.
즐거운 쓰레기 분리수거와 투투치킨 배달 오토바이. 주말이여서인지 배달용 오토바이가 아파트네 많았다. 
 

마곡동 농부

이곳은 근교가 아니다. 발산 집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나오는 마곡동 부지.
지금은 이곳이 서울이대병원 부지로 바뀌어 있다. 재개발 후 시차의 시간 동안 불법적으로(?)  토지에 작물을 심으셨던 아버지. 불도저가 내일 밀어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본격적인 개발 전에 아버지를 제외하고서도 주변 주민들이 밭농사를 짓는 분들이 종종 보였다. 

야매, 불법이라 하기엔 상당히 정성스럽고 깔끔하게 정돈하며 농사를 지으셨다. 
이렇게 주변 광각을 보이니 벽돌이나 공사 자제가 보인다. 그래도 이렇게 농사 지은 호박잎과 된장국으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공사 현장의 먼지나 도로변의 매연은 따위는 크게 신경 안 쓰는 와일드한 2010년의 모습.

흡사 영화 강남 1970 강남 개발전의 황량한 모습이다.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도 이런 황무지 상태로 근 몇 년 간은 보내었던 기억이 난다. 2000년 초에는 서울 한복판에도 농사를 지어서 여름철 광화문의 탁한 공기를 마시다가 퇴근 후 발산역 6번 출구를 나와 올라오면 맞이해 주던 개구리 소리와 서울에서는 깨끗했던 공기가 그립기도 하다. 
 결국 개발은 시작되었고 근 10년 아니 본격 개발이 시작되고 5년 정도만에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를 우리 동네는 맞이하였다. 마곡역 큰 기업들이 들어오며 강서구 발산과 마곡지역은 예전보다 사람들이 모이며 화려하고 시끄러운 도시가 되어진것 같다. 

시야에서 보이는 아파트는 외발산동 지역의 아파트로 생각된다. 땅은 파헤쳤으나 개발없이 시간이 지난 넓은 초야 같은 풍경이다. 공사 자제와 흑더미, 무성한 풀, 고여진 물. 살짝 세기말적 느낌이 나는 사진. 

발산역 사거리

이때만 하더라도 강서구에서 신도시 느낌이 나는 지역은 발산역이 유일해 보였다.
사진의 오른쪽이 당시의 유흥이나 술집이 몰려있는 곳이였다면 개발 후에는 왼쪽 편을 기점으로 하여 마곡역까지 많은 가게와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상권의 큰 흐름이 넘어갔다. 사진을 보며 느끼는 점은 내 세상은 변화가 크게 없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주변의 것들이 변화를 겪어가며 세월이 흐르는구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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