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아, 오늘은 아빠가 엄마가 병원에서부터 산후 조리원 그리고 육아하는 생생한 사진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2023년 1월 20일 14시 23분 - 3.24kg 제왕절개로 너는 태어났단다. 수술 후 너의 어머니는 무통증 주사를 맞으며 병실에 들어왔지만 수술 후 저녁 늦은 시간이 되니 통증이 심해서 아빠가 몇 번이고 통증 완화되는 약을 눌러주며 새벽을 보냈단다.
그래도 너의 어머니는 선천적으로 많이 건강한 사람이라 회복치가 참 빠르더구나. 다음날부터 몸에 걸쳐있는 선들을 대부분 뽑고 걸어 다니려 하는 모습에 안도감이 들었단다. 사진은 어머니가 이제 퇴원을 하려는 날 옷매무새 다듬는걸 찍었어.
그리고 바로 차를 타고 집근처 가까운 문래의 아란테 산후조리원에서 2주간 시간을 보냈어.
모든 게 새롭고 낯설고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너의 모습을 보여 모유나 분유를 줄 때마다 참 신기하고 작은 아이더구나.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서인지 아직은 입술 빛도 살짝 아픈 듯 불어져 있고, 눈은 떠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게 부어있었으며 황달기가 아직도 얼굴에 남아있는 너의 모습. 3킬로가 살짝 넘는 내가 아령으로 드는 무게보다 가볍지만 너를 안을때마다 혹시라도 떨어뜨릴까 아빠는 겁나고 무섭더구나.
2주간의 짧은 시간 동안 훈련소에서 하나씩 배워나가듯 아빠랑 엄마는 시간을 보낸 듯해. 2주의 시간이 흐르고 집에 도착했어. 병원생활동안 5일, 산후조리원에서 14일. 오랜 공백 후, 우리가 함께 살아갈 집에서 우리 세가족이 드디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어쩐지 낯설더구나. 두 명이 살 때는 참 넓었는데 큰 에너지를 가진 딸이 집에 함께하니 집안이 꽉 차게 느껴지는 감정. 우리 부부가 훈련소를 떠나 정말 이제 육아라는 실전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단다.
하루하루가 참 길었던거 같아. 천사가 우리 집에 내려와 함께 살 줄 알았는데 왕이 강림하신 거였어. 너의 행동하나 표정하나 아빠 엄마도 부모가 처음이다 보니 우리 딸만큼이나 어설프고 긴장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어. 엄마라는 존재는 정말 대단하더구나. 채 2시간 도 못 자고 일어나서 울고 보챌 때마다 도 힘들지만 너의 엄마는 항상 가장 가까이 너의 옆에 있어주는 분이었단다. 나중에 커서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모가 있냐고만은 하지 말아 주렴. 딸이 태어나 가장 약했을 때 너를 가장 사랑해 주는 분이었단다.
아빠는 참 하고픈 말이 많단다. 글을 쓰다가 지우고 몇 번을 정리하려하는데도 나의 지금 순간 경험들이 소중하기도 힘들기도 경건하기한 순간이구나.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는 아빠 자신을 보게되어 새롭단다.
매일 너를 안고 매일 산책을 하며 가장 기분 좋은 것은 너의 손길이야. 나의 팔을 잡고 기대고 자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 우리가 가족이라는 것에 아빠는 참 고맙고 감사하단다. 이제 70일이 살짝 넘는 시간.
40살 아빠가 되었다는 것에 우리는 항상 딸에게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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