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어릴 적 어른이 된다는 것이 싫었어.
돈을 버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내가 그런 어른으로서 삶을 견딜 수 있는지 의문도 들었고
무엇보다 삶에 큰 목표나 지향점 없이 흘러가듯 성인이 되었던 것 같구나.
성인이 되어서도 성적에 맞추어 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취업 준비를 하며 20대의 시간은 흘러갔고
30대가 되어서는 새로운 사회라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견디는 시간을 보내온 것 같구나.
30대가 되는 날, 언젠가는 나도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아빠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였어.
그렇게 삶은 흘러가고 그 속에서 너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하고,
우리 딸 같은 듬직하고 아저씨 같은 딸을 만나 이렇게 삶을 함께하는 40대를 맞이하네.
아빠는 결혼전에도 나름 재미있는 생활을 하였다고 생각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혼자 살기에는 그 무엇보다 편한 환경.
그때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언제나 너의 가족을 만들라는 말이 마음에 안 와닿더구나.
그러다 어느 순간 딸의 고모, 아빠의 친구들 나이가 들어가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는 모습을 보는데 깨닫는 부분은 하나였어.
'나도 내 울타리를 만들어 삶을 만들어가고 싶다'
만들고 싶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
삶의 지향점이 나만을 위해 바라본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다른 누군가와 가족을 이루어 살면서
함께 삶을 살아가고 싶더구나.
결국 아빠는 엄마를 만나 사랑하고 누구보다 이쁜 딸이 태어난 거지.
이제 엄마와 결혼한지 4년 차, 이든이가 태어난 지 2년 차
짧다면 짧은 시간 아빠는 그 속에서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삶의 시간들이었어.
삶에 대해 무엇(What)이 아닌 Why(왜) 라는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되더구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많은 가족을 꾸리고 사는 사람에게
무엇보다는 왜 우리가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가족이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물론 결혼 없이 혼자 사는 삶 또한 개인의 선택이고 개인의 행복은 다양하기에
많은 사람의 인생 색깔 중 아빠의 색깔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맘에 이야기한단다.
우리 딸은 커서 어떤 생각과 인생관을 가진 친구가 될지 아빠는 궁금하구나.
아빠가 곁에 함께 하는 동안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길 바라며 ..
사랑한다 딸아.
'ETON Baby Blog(육아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37 40부터 아빠,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 DEC 2023 (21) | 2024.04.10 |
---|---|
가족 셋, 이든이와 첫 외식의 추억, 차이나 쿡 DEC 2023 (22) | 2024.04.08 |
이든 2023 사진들 by 후지 인스탁스, 포토이즘 즉석 4컷, 필름카메라 (23) | 2024.04.01 |
#35 40부터 아빠, 태어나주어 감사함을 배우기까지 NOV 2023 (8) | 2024.03.20 |
#34 40부터 아빠, 건강하게 태어나 주는 것에 대해.. NOV 2023 (25) | 2024.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