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주말 우리 멀리 차를 타고 멀리 안나간다. 오피스텔의 뒷편에는 경의중앙선 숲길이 있어 공덕에서 홍대까지의 숲길이 있고, 영화를 보고 싶으면 홍대를 가거나 효창공원 쪽으로 걸어 용산의 롯데시네마나 아이파크의 CGV에 가면 된다.
용산이라는 곳은 나에게 추억이 있는 곳이다. 아니 80년생부터 90년 초반대의 지금의 30대에서 40대에게 용산이라는 공간은 성지라는 의미였다.
게임을 사고 싶다. 용산을 가면 되었다. 용산에는 콘솔게임 PS2,3를 중고로 구하거나 신품을 살수 있었고
피씨 게임을 사고 싶으면 게임 매장 혹은, 용산역 뒷편의 백업 씨디라는 불법 CD를 판매하기도 하였다.
음악을 듣고 싶다. 용산을 가서 소니, 파나소닉, 아이리버, 삼성.. CD 플레이어를 구입하면 되었으며,
게임에 나의 컴퓨터 사양이 부족하다면 용산 조립컴퓨터를 방문하며 맞추면 되었다.
그 시기 용산은, 성지였고, 던전이였으며, 사람들을 등쳐 먹으려는 용팔이, 불법 제품을 팔려는 상인, 아이들을 노리고 삥을 뜯으려는 양아치 젊은 나이대의 모든 인간 군상들을 볼 수 있는 그런 곳이였다.
2000년대 중반이 넘어가며 레몬마켓이였던 판매자 중심이였던 용산은 다나와 등의 가격비교 싸이트가 생기기 시작하며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모든 정보는 판매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도 조금씩 동등한 위치에서 정보 주도권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릇에 금이 가듯 조금씩 틈이 보이던 용산은 그렇게 2010년대가 넘어가면서 활기찬 빛이 사그라지기 시작하였다. 전자제품은 용산이 아닌 인터넷으로 최저가에 구입이 가능하였고, 이후엔 전자제품과 컴퓨터 용품의 도매점과 같은 역할을 맡아 현재의 명맥이 이어지게 되었다.
최근의 용산에 방문을 하면 슬프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주말의 공간은 사람들로 꽉차게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사람들은 항상 용산이라는 공간에 대해 아침 드라마와 같이 욕하며 보는 드라마와 같이 청춘과 시간을 함께 하였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스산할 만큼의 조용함을 보인다. 사람들이 붐비던 상사는 색의 바램을 견디지 못해 이제 구건물을 해체하고 새롭게 재건축 예정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내가 지키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보내고 싶지도 않은 복합적인 마음이였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내 머리카락의 검은 머리가 어느 순간 흰머리가 늘어나는 것처럼 막을 수없는 세월과 변화는 그렇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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