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8월의 여름을 지나 9월의 가을이 되는 시점 5월의 너를 보니 살짝 낯설기도 하구나.
5월의 사진 때보다 지금은 좀 더 얼굴의 젖살이 빠진 듯이 보이는데 아비눈의 착각이겠지?
너의 성장 속도를 보면 아이의 한 달은 어쩌면 우리 삶의 3개월의 삶의 속도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그래서 너를 키우며 아빠 삶의 밀도 또한 3배로 응축되어 하루하루의 충만함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단다.
딸이 태어나기 전 아빠는 살짝 걱정하던 부분이 있었단다. 바로 비위가 약해서 똥 처리를 내가 할 있을까라 걱정이였어.
누군가의 똥을 만진다는 생각만으로도 속이 안 좋을 정도였단다.
그리고 딸은 태어나고 그 상황은 바로 오더구나. 그리고 놀라운 건 놀랍도록 치우는 것이 힘들지 않았어.
똥을 닦아주고 씻어주고 빠르게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러움이라는 이미지는 빠르게 잊어지더구나.
그 마음가짐은 내가 빨리 이 친구를 케어해주지 않으면 울고 힘들어할 것이기에 다른 부분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 맞는 것 같아.
그리고 모유와 분유를 먹을 때에는 향 자체도 사람의 똥이라기보다는 황금색의 구수한 냄새의 옥수수 같다는 생각을 들기도 하더구나. 물론 지금은 이유식과 우유를 먹어서 사람 똥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단다.
누군가의 힘의 되어주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른이 되어 처음 겪어보다는 경험이구나. 아빠도.
그 경험은 생각보다 아빠 인생에서 근사하고 아빠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야.
사진 속의 모습처럼 아빠 엄마와 행복히 우리의 시간을 보내자구나.
사랑한다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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